어떤 스타일의 잔이나 글라스가 사케를 즐기기에 좋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은 사기잔에 사케를 담아 즐기지만 극소수의 사람들은 다양한 종류의 용기를 사용해 사케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잔에서 현대적인 잔까지, 사케는 가장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잔에 담아 즐깁니다.
사카즈키
가장 오래된 스타일의 사케 잔으로 입구가 넓은 사카즈키는 아직까지 의례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얕은 깊이의 인상적인 형태를 가진 이 잔은 가장 정중하게 한 손으로는 잔의 바닥을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옆 부분을 들어 입으로 가져갑니다. 아주 작은 잔부터 커다란 걸작품까지, 다양한 크기의 사카즈키는 거의 대부분 몇 모금의 술만 담을 수 있습니다. 사카즈키는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일반적으로 자기, 도기, 또는 칠기로 만들지만 금, 은 및 유리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카즈키를 사용할 때는 다른 사람에게 술을 따라 주고 반대로 상대방의 따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에티켓은 환대의 표시일 뿐만 아니라 타인의 필요와 즐거움을 이해한다는 공감을 나타냅니다.
구이노미
구이노미는 최근에 크기가 다소 작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에도 시대(1603~1868) 중기에 처음으로 구이노미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는 대체로 사카즈키 보다 더 많은 양의 사케를 담을 수 있었고, 그래서 보다 편안하게 사케를 음미할 수 있는 잔으로 여겨졌습니다. 구이노미는 대부분 사기와 도기로 만들어졌습니다. 교토 지역의 우아하고 다채로운 색상의 교야키 도공부터 효고 지역의 자연스러운 색상의 단바 도공까지, 일본 전역의 도공들이 다양하고 아름다운 구이노미를 제작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유리잔으로 된 구이노미도 있어 더운 여름 차가운 사케를 즐길 때 사용되곤 합니다.
오늘날 “오초코”라는 용어는 대부분 “구이노미”와 혼용하여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엄격하게 따졌을 때 오초코는 일반적으로 구이노미보다 작고, 골무와 같은 생김새를 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케 제조업자들은 잔 속의 바닥 부분에 파란색과 흰색의 동심원 무늬가 들어가 있는 "자노메 초코"("기키초코"라고도 함)라는 특별히 커다란 오초코를 사용합니다. 이 색상 패턴은 사케의 색상과 투명도를 검사할 수 있게 해 주고 잔의 커다란 입구는 사케의 향을 평가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전문적으로 사케를 평가할 때 사용되는 특별한 자노메 초코를 제외하면, 오초코를 사용할 때도 사카즈키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게 사케를 따라 주고 반대로 상대의 따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전통적인 예의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경우 파티나 단체 모임의 격식을 줄이고 사람들이 자신의 속도대로 사케를 즐길 수 있도록 스스로 잔에 술을 따르는 것을 더 용인하게 되었습니다.
마스
마스의 기원은 몇 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마스는 원래 술잔이 아니라 측정용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상자 형태의 마스는 에도 시대(1603~1868)에 상인들이 쌀과 기타 곡물, 간장, 식초 및 사케 등의 중요한 상품을 판매할 때 측정용으로 사용하던 것입니다. 잘 깨지지 않고 많은 양을 담을 수 있는 마스는 이후 축제, 벚꽃 놀이인 "하나미"와 기타 야외 행사에서 사케를 마실 때 인기 있는 잔이 되었습니다. 또한 "마스"라는 단어가 일본어로 "증가"를 뜻하는 단어와 발음이 같아 술집에서 술을 제공할 때 많이 쓰이게 되었습니다. 이 언어유희는 점주의 넉넉한 인심과 공정함을 함께 보여주었는데 이는 마스 자체가 제대로 된 전형적인 측정 도구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마스는 "가가미 비라키"라는 사케 양조통 행사와 고객에게 그리운 향수나 "일본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전통 일본 술집 "이자카야"에서 사케를 제공할 때 사용되곤 합니다. 사케의 풍미와 나무 향을 함께 즐기기에 적합한 최상의 마스는 단연코 일본 삼나무 "히노키"(학명 Chamaecyparis obtusa)로 만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분 좋은 색상과 질감, 그리고 향을 가진 히노키 마스를 사용하면 비교할 수 없이 신선하고 특별한 품질의 사케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마스의 크기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사케를 마실 때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크기는 두 가지로, 144ml의 "핫샤쿠" 마스와 180ml의 "이치고" 마스입니다.
전통적인 술잔에 사케를 담아 마시는 것도 신기하거나 흥미롭지만, 글라스나 크리스탈 용기에 사케를 담아 마시는 것도 좋고 때로는 이를 권장하기도 합니다. 사카즈키, 구이노미, 오초코 및 마스는 사케 본연의 향을 즐길 수 있는 멋진 일본 고유의 분위기를 연출해 줄 수 있지만, 입구가 더 넓은 글라스를 사용하면 은은한 풍미를 더욱 잘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화이트 와인 글라스는 더욱 향긋한 프리미엄 긴조와 다이긴조 사케를 즐길 때 적합합니다. 얼음과 함께 마시는 것이 좋은 겐슈도 마찬가지로 "올드 패션드" 글라스에 담아 즐길 수 있습니다.